뉴욕 55층 호텔 품은 롯데… 글로벌 경영 가속

9000억에 ‘더 뉴욕 팰리스’ 인수… 드라마 ‘가십걸’ 촬영지로 유명

롯데그룹이 최근 인수 계약을 체결한 미국 뉴욕 맨해튼의 ‘더 뉴욕 팰리스 호텔’ 전경. 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회장

최근 해외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롯데가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의 호텔을 인수한다.

롯데그룹은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매디슨 에버뉴에 있는 5성급 호텔인 ‘더 뉴욕 팰리스 호텔’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롯데 측은 호텔을 운영할 법인 설립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8월 말까지 인수를 마칠 계획이며 인수금액은 약 8920억 원(8억500만 달러)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 명칭에 롯데를 넣을지를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있으며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호텔은 지상 55층 규모로 총 909개 객실과 23개 연회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드라마 ‘가십걸’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1982년 뉴욕의 한 부호가 고급 주택을 호텔로 개조했고 1993년 브루나이 국왕이 인수한 후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맨해튼에 있는 컬럼비아대 경영전문대학원(MBA)에서 유학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 호텔이 뉴욕의 랜드마크로서 가지는 상징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호텔은 2018년까지 ‘아시아 3대 호텔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비전 아래 해외 진출을 추진하며 오너 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2010년 러시아에 롯데호텔 모스크바 개관을 시작으로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괌 등에 호텔을 열었다. 현재 중국 선양(瀋陽) 옌타이(煙臺) 청두(成都)와 미얀마 양곤에 호텔을 짓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호텔을 인수한 바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롯데그룹은 동남아시아와 유럽에 이어 미국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2011년 미국 앨라배마 주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생산설비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2월 미국 액시올사와 합작해 루이지애나 주에 셰일가스를 이용한 에탄크래커 플랜트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롯데면세점과 롯데호텔은 각각 2013년과 2014년 미국령인 괌에 진출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