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외이사들이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외이사의 임기가 최고경영자(CEO)와의 학연·지연에 따라 달라진다는 지적이 국책 연구기관에서 나왔다. 사외이사 관련 제도 개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사외이사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2010~2012년 3년간 평균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비금융권 상장 민간기업의 이사회 결과를 분석한 결과 총 9101건의 이사회 안건 중 사외이사가 한 명이라도 반대(조건부 찬성 포함)한 안건은 33건(0.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사외이사 612명 가운데 3년 동안 한 번 이상 반대표를 던진 사외이사는 59명에 그쳤다. 특이한 건 이들 59명 중 CEO와 고교 동문이면서 반대표를 행사한 3명은 모두 이듬해에 자리를 유지했지만, 사외이사에서 물러난 18명은 CEO와 학연·지연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세종=김준일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