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佛경제] 부자세 도입 등 초기 증세정책 포기… 법인세 인하-복지축소로 노선 수정 1분기 성장률 0.6%… 2년만에 최고, 獨 제치고 ‘유로존 르네상스’ 이끌어
‘유럽의 병자(病者)’ 프랑스가 깨어나고 있다. 프랑스의 약진으로 유로존 전체 평균 1분기 성장률까지 0.4%(전 분기 대비)로 끌어올려 미국(0.2%), 영국(0.3%)을 앞질렀다. 유로존이 미국과 영국을 앞선 것은 2011년 1분기 이후 4년 만이다. 외신들은 ‘유럽의 골칫거리였던 프랑스가 유로존 경제를 활력으로 이끄는 선봉에 섰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 ‘프랑스가 유로존의 르네상스(부흥)를 이끌고 있다’(영국 더 타임스)고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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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발표한 ‘책임 협약’이 대표적이다. 이 협약은 기업들이 2017년까지 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면 총 400억 유로에 달하는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기업들이 부담하던 사회복지부담금도 줄여 자영업자 복지를 위한 재원으로 쓴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일자리 창출과 경쟁 촉진을 위한 과감한 규제개혁도 진행 중이다. 은행원 출신의 에마뉘엘 마크롱 경제장관이 입안한 ‘성장과 활동법’이 이달 12일 상원을 통과한 것이 대표적이다. 1년에 최대 5회까지만 허가할 수 있던 상점들의 일요일 영업을 연 12회로 늘리고 파리 샹젤리제 거리와 생제르맹 지구 등 국제관광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백화점과 상점은 1년 내내 일요일에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높은 진입 장벽으로 많은 보수를 받던 공증인과 경매인, 의사, 약사, 조종사 등 37개 업종의 진입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도 통과됐다. 장거리 버스 노선을 경쟁에 부치고, 아스피린이나 진통제 등을 약국뿐 아니라 슈퍼마켓에서도 판매하는 방안이 추진될 계획이다.
감세정책은 사회복지비용의 대폭 축소를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발스 총리는 지난해 말 편성한 예산에서 연금과 보건·사회복지 분야에서 총 210억 유로를 삭감했다. 또 올해 7월부터 가족수당을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하기로 함에 따라 70년 만에 소득 구분 없이 모든 국민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 시스템에도 칼을 대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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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