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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강화에 42兆… ‘국민연금 50%’의 6배 규모

입력 | 2015-05-20 03:00:00

[연금개혁 2라운드]野주장 2개 연금案 재원 비교




새정치민주연합이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의 출구전략으로 제시한 기초연금 강화 카드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안보다 후세대에 부담을 더 많이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야당이 공무원연금 적자라는 혹을 떼려다 국민연금 강화라는 혹을 붙이는 것도 모자라 기초연금이라는 더 큰 혹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기초연금 국민연금보다 더 큰 혹

야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 통과의 조건으로 처음 내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재직 시 임금 대비 연금 비율) 인상은 상당한 재원이 필요한 일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면 현행대로 40%를 유지할 때보다 연금지급액이 2020년에는 440억 원, 2030년에는 1조1980억 원, 2040년에는 6조8760억 원이 더 늘어난다. 국민연금을 원활하게 지급하려면 보험료 인상과 국세 투입 등 추가 재원 마련 조치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기초연금 강화안은 이보다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복지부의 기초연금 재정추계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의 주장처럼 기초연금 대상을 소득 하위 90% 이상으로 확대하고, 20만 원을 모두 지급할 경우 2020년에는 5조7500억 원, 2030년에는 17조5700억 원, 2040년에는 42조2200억 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2040년을 기준으로 기초연금을 강화할 때가 국민연금을 강화할 때보다 5배가량 재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 OECD도 기초연금 대상자 축소 권고

기초연금 대상자 확대가 노인 빈곤율 완화라는 제도 도입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개월마다 한국의 경제사회상을 평가해 제도 개선을 권고하는 ‘경제조사 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의 최신호(2014년 6월)를 통해 기초연금 대상자를 줄이고, 지급액을 높여 취약 노인이 실질적으로 빈곤을 탈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상자가 70%에 이르고 10만∼20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는 제도의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연금 지급 대상을 줄이더라도 제대로 된 연금을 줘야 한다는 취지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OECD 등 해외에서도 한국의 기초연금 대상을 축소하라고 지적하는데, 야당만 이에 역행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후세에 더 큰 부담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보다 재정에 직접적인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은 보험료로 재원을 충당하는 방식이어서 나랏돈이 직접 나가지 않지만 기초연금은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윤 센터장은 “국민연금은 그나마 자신이 보험료를 내면서 재정에 기여를 하지만, 기초연금은 세금으로 재원을 조달하므로 고스란히 후세대 부담이 된다”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1년 6개월 이상의 사회적 논란과 비용을 치르면서 법제화된 기초연금 제도를 시행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흔드는 것도 문제다. 박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은 당초 20만 원을 전액 지급하는 것이었지만, 사회적 합의 과정에서 후세대 부담을 고려해 대상을 70%로 줄이고,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수록 연금을 적게 받도록 설계됐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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