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초 영상서 시작… 43조 기업 도약 싸이-정성하 등 글로벌 스타 산실… TV 대체하는 광고 플랫폼 떠올라
유튜브 서비스 10년
○ 1인 미디어 시대
유튜브의 첫 번째 동영상은 유튜브 출범 두 달 뒤인 4월 23일 창업자 중 한 명인 카림이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코끼리를 배경으로 찍어 올린 ‘동물원의 나(Me at the Zoo)’였다. 코끼리 코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전부인 18초 분량 셀프 동영상은 누구나 어디서든 자체 촬영과 공유가 가능한 1인 미디어 시대의 본격 출범을 알렸다.
국내파 가수에 가까웠던 싸이는 2012년 7월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올라간 뒤 글로벌 스타가 됐다. 현재 조회수 23억 뷰를 돌파한 강남스타일은 세계적으로 수많은 이용자의 패러디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미국 10대들이 선정한 인기스타 중 1∼5위를 유튜브 스타가 차지했다.
1인 동영상 플랫폼은 언론 보도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2013년 필리핀 태풍, 최근 발생한 네팔 지진 사태 등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일반인 목격자들은 현장을 촬영해 즉각적으로 업로드했다. 이 영상들은 기존 방송 매체들보다 더욱 신속하고 생생한 상황 보도를 통해 세계 각지의 도움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 동영상 광고 시장의 개막
유튜브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인터넷 동영상 광고 시장의 개막을 가져왔다. 지난해 유튜브의 광고 수익은 11억2000만 달러(약 1조2200억 원)로 추산된다. 현재 유튜브 광고를 통해 연간 1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파트너만 수천 명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 이상이 시청하고, 1분당 300시간 이상 분량의 영상이 업로드되는 유튜브는 그 자체로 TV를 대체하는 광고 플랫폼으로 떠오른 것이다.
2010년에는 사용자가 광고를 계속 볼 것인지 건너뛸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트루뷰’ 광고 형식을 만들어냈다. 일정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브랜드 노출을 목표로 했던 기존 광고 형식과는 다른, 시청자를 계속 붙들어 놓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 형식의 콘텐츠 광고가 쏟아지는 계기로 작용했다.
지난해 3월 페이스북은 ‘자동 플레이’ 동영상 형식을 도입하는 등 동영상 광고 시장에서 유튜브의 경쟁자가 될 것임을 선언했다. 아난드 총괄 디렉터는 “이제는 TV가 아닌 컴퓨터를 보는 시대가 왔다”며 “페이스북과 달리 이용자가 직접 광고와 영상을 선택하는 시스템을 통해 질적 성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