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10>휴롬
경남 김해시 주촌면 휴롬 본사 전경. 건물 안팎이 기업 이미지에 걸맞게 깔끔하고 친환경적으로 꾸며진 것이 특징이다.
휴롬은 과일이나 채소를 갈아서 마시는 주스기로 유명하다. 회사 측은 1, 2년 전만 해도 자사 제품을 ‘원액기’로 홍보했다. ‘갈지 않고 짜내는 방식을 썼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휴롬은 면적 152만4000m²의 이 산업단지에 입주한 50여 개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회사 옆에는 김해의(醫)생명센터가 들어섰고 앞쪽에는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공사가 한창이다. 휴롬의 지난해 매출액은 3019억 원. 2010년 591억 원에서 4년 만에 5배로 껑충 뛰어올랐다. 2011년 1716억 원, 2012년 2528억 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2010년 111억 원에서 지난해 423억 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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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경남 김해의 휴롬 본사의 잘 정돈된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정성들여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SSS 기술의 핵심은 느리게 회전하는 모터다. 분당 43회만 돈다. 과거 녹즙기나 믹서 등 유사 제품들은 분당 1만 번가량 모터가 돌며 재료를 갈았다. 휴롬은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역발상을 한 것. 여기에 비행기 부품으로도 쓰이는 울템 소재를 이용한 스크루도 핵심 기술이다.
송해복 휴롬 사장은 “갈지 않고 짜내는 기술로 물이나 설탕 같은 첨가물 없이도 맛과 영양이 살아 있는 주스를 만들 수 있다”며 “과일과 채소를 믹서로 가는 것보다 영양소를 2배 이상 높게 보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휴롬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5000억 원이다. 현재 중국 수출액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중국 고객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중남미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수출국은 70여 개국으로 여기서 발생하는 매출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휴롬은 본사가 있는 김해에서 태어나고 자란 향토기업이다. 창업주 김영기 회장은 1974년 연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고향에서 TV 부품업체를 세웠다가 5년 뒤 주방 가전용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회사 이름은 ‘인간(Human)+이로움’이란 의미에서 ‘휴롬’이라 지었다. 1993년 세계 최초로 스크루 방식의 녹즙기를 출시했지만 쓴맛을 봤다. 이듬해 이른바 ‘녹즙기 중금속 파동’이 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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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롬은 올해를 회사 성장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1월 최신 설비를 갖춘 신사옥으로 본사를 옮기면서 생산 능력을 3배로 늘렸다. 생산 공장은 김해에 2곳, 중국에 1곳을 운영 중이다.
강성명 smkang@donga.com·강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