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다 갑자기 숨진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46)의 남편 데이브 골드버그 서베이몽키 최고경영자(CEO·48)의 사망경위가 알려졌다.
AP통신은 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발 기사를 통해 사고 처리에 관여한 멕시코 공무원 말을 익명으로 인용하면서 “골드버그가 1일 오후 멕시코 해변 휴양지 푸에르토바야르타 근처 ‘포 시즌스 리조트 푼타 미타’ 헬스장 트레드밀 위에서 운동을 하다 넘어지면서 머리를 세게 부딪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1일 오후 4시경 객실을 떠난 것으로 확인된 골드버그는 오후 6시반경 리조트 헬스장 한 곳 트레드밀 옆에서 발견됐다. 주위에는 피가 흥건했으며 그의 머리 뒷부분 아래쪽에 강하게 부딪힌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있었다고 한다. 발견 당시에는 맥박이 있었으나 나중에 병원에서 숨졌다. 사인은 심각한 두부(頭部)손상과 출혈에 따른 저혈량성 쇼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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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결혼을 1년 만에 실패(이혼)한 뒤인 2002년 골드버그를 만났다. 그는 곧 최고의 친구가 됐다. 그는 이사 갈 때 짐 옮기는 것 도와주러 나타나는 (고마운) 친구 같은 사람이다. 그와 함께 있으면 어디에 있든 마치 내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다.‘(샌드버그의 페이스북 포스트)
일과 가정 사이에서 분투하는 여성들에게 보내는 조언을 담은 책 ’린 인(Lean In·‘기회에 달려들어라’‘으로 유명한 샌드버그 COO는 성공의 첫 비결을 “결혼을 잘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곤 했다. 젊은 여성들에겐 “연애는 다양한 남자와 해라. 단 결혼은 당신의 핵심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동등한 파트너(동반자)‘와 해라. 나처럼”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미 언론들도 “골드버그 CEO는 △학창시절부터 같은 반 여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발언하라‘고 독려하며 기회를 만든 페미니스트였고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매일 오가며 가정을 ’타협과 조정의 능력‘으로 이끈 사람”이라고 평했다. ’남편이전에 절친‘이자 21세기형 ’본보기(모델) 남편‘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샌드버그 COO는 인터뷰에서 “남편이 늘 더 많은 것을 희생했다”고 했다. 아내가 첫 아이를 낳고 몇 달 만에 다시 출근했을 때 육아를 사실상 전담해 기저귀 가는 법을 남편으로부터 배웠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주말에 서로 일정과 아이들 등하교나 저녁식사 준비 같은 가사(家事)에 대한 사전 회의까지 하고 엄마 아빠 중 적어도 한 명은 아이들(6세 딸, 4세 아들)과 저녁식사를 같이 할 수 있도록 회사 업무와 가정사를 조율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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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스탠퍼드대 메모리얼 강당에서 열린 장례식엔 초대된 사람만 입장이 허용됐다. 유가족 측은 사전에 “장례식 사진을 함부로 찍거나 그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는 걸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온라인 비즈니스의 대표적 인물인 샌드버그 COO는 남편의 장례식을 철저히 ’오프 라인‘으로 치른 것이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