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年 40여억 사업 ‘탁상행정’ 경광봉만 든 40, 50대 여성 대원들 ‘우범지대 범죄예방’ 애초부터 무리 여성들 이용 적자 학원가로 몰려
서울 서초구의 한 골목길에서 여성안심귀가서비스 스카우트가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한 학생을 데려다주고 있다. 윤숙녀 씨 제공
대치동뿐만 아니다. 또 다른 유명 학원 밀집 지역인 서울 양천구 목동도 비슷하다. 본보 취재 결과 대치동, 목동뿐만 아니라 서울 성동구, 노원구 등 다른 지역에서도 성인 여성보다는 귀갓길 학생이 ‘여성안심귀가서비스’의 주 이용객이다.
서울시가 2013년 도입한 여성안심귀가서비스가 ‘학원안심귀가서비스’로 자리 잡은 원인은 저조한 이용객의 수. 서울시의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에서 3분기까지 스카우트 한 명이 서비스를 제공한 횟수는 이틀에 한 번 정도에 그쳤다. 스카우트 대부분이 40, 50대 여성이다 보니 정작 우범지대에서는 활동을 못 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지역 스카우트인 최모 씨(56·여)는 “지구대에서도 ‘위험한 지역은 가지 말라’고 한다”고 털어놨다. 스카우트가 가지고 다니는 방범용 도구도 플라스틱으로 된 경광봉이 전부다. 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경찰은 “현실적으로 스카우트들이 노란 옷을 입고 경광봉을 든다고 해서 범죄를 예방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서울시는 스카우트와 지구대, 파출소 간 합동 순찰을 통해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선에서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조아라 likeit@donga.com·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