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들이 만든 ‘평생현역학교’ 블로그.
출판사 ‘나무생각’, ‘서해문집’, ‘이마출판사’ 등은 최근 ‘평생현역학교’라는 블로그를 최근 함께 개설했다. 블로그에는 제2의 인생 행동 계획을 비롯해 50대가 쓰는 ‘노노(老老) 간병’ 연재물, 60대 이후를 다룬 도서 등 다양한 정보가 매일 올라온다. 이들 출판사는 관련 저서의 저자들로 이뤄진 강사진을 구성해 각 지역을 돌며 장년·노년층의 건강, 교육, 취업, 창업, 여행, 금융 등에 대해 강연할 계획이다.
개별 출판사로 활동하는 출판계 관행을 깨고 여러 출판사가 뭉친 이유는, 앞으로 출판 시장에서 50대 이상, 즉 시니어 독자가 중요해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 교보문고, 예스24 등에 따르면 전체 독자 중 50대는 11%, 60대 이상은 5% 정도다. 주요 독자군은 여전히 30대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스마트기기에 익숙해 책을 덜 읽는 경향이 강한 반면, 50대 이상 독자들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예스24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주 독자군이 30대에서 40대로 옮겨가는 등 독자들이 나이를 먹고 있다”며 “활자에 익숙한 시니어 세대들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른의 시간’ 출판사는 아예 ‘아들이 부모를 간병한다는 것’ 등 고령층이 공감할 주제의 서적만 출간한다. 다른 출판사들도 돈을 적게 들이고 건강해지는 법, 은퇴 후 공부법, 개성이 있는 노년의 삶을 다룬 책 등을 연달아 발간할 예정이다. ‘나무생각’의 한순 주간은 “요즘 50대 이상은 문화 욕구가 강하고 경제력도 있다 보니 귀농, 재취업, 여행, 창업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높다”며 “그만큼 여러 종류의 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고령화사회가 된 일본의 경우 아마존저팬 등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시니어 도서 랭킹’을 따로 집계해 발표할 정도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일본 단카이 세대(1947∼1949년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가 소비의 주축이 됐듯이 1955∼1963년에 태어난 한국의 1차 베이비붐 세대도 핵심 독자군이 될 것”이라며 “더욱이 30대가 책을 구매해 부모에게 주거나 40대가 노후 대비용으로 책을 사서 읽는 등 시니어 출판이 확대될 요소가 많다”고 덧붙였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