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소속… KGT 특별배려로 출전…개막전인 동부화재오픈 깜짝 승리 상금 8000만원은 2위 박효원에게
한국프로골프투어(KGT)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거수경례를 하는 허인회. KGT 제공
허인회는 굳은 표정을 풀지 않은 채 전방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우승 다툼을 벌인 박효원(28·박승철헤어스투디오)과 악수를 한 허인회는 그린을 벗어난 뒤 다시 거수경례를 하며 ‘충성’을 외쳤다. 그러고 나서야 우승을 축하하는 물세례를 동료들로부터 받았다.
이 같은 장면이 나온 것은 허인회가 군인 신분이기 때문이다. KGT 규정에 따르면 현역 군인은 프로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하지만 10월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만 예외가 인정됐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일병 허인회는 한국 프로골프 역사상 처음으로 군인 신분 우승자가 됐다.
우승 상금 8000만 원은 준우승자인 박효원에게 돌아갔다. 전날까지 4타차 단독 선두였던 박효원은 이날 극심한 부담감 속에 전반 9개홀에서 4타를 잃는 등 3오버파를 치며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잡은 4m 버디 찬스마저 놓치며 생애 첫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그 대신 우승 상금을 차지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