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조용필. 동아닷컴DB
1979년 컴백 도왔던 은인이자 대부
진필홍 전 KBS 예능국장 빈소 찾아
‘가왕’ 조용필(사진)이 ‘은인’의 영정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삼켰다.
조용필은 16일 오전 ‘쇼 연출의 대부’로 불리는 진필홍 전 KBS 예능국장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을 위로했다.
작년부터 폐암과 싸워온 진 전 국장은 15일 입원 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7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이미 9일 고인의 병실을 찾아 문안한 조용필은 1주일도 채 안돼 비보를 접하고 허망한 마음에 다시 빈소를 찾았다.
평소 서울 방배동 자택과 서초동 작업실에서 지내며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사실상 ‘은둔생활’을 해온 조용필이 1주일 새 두 차례나 고인을 찾은 것은 두 사람이 그만큼 각별한 인연임을 짐작케 한다. 조용필은 고인을 두고 “은인이자 대부”라고 주변에 말해왔다.
조용필은 1975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큰 명성을 얻었지만 대마초 파동으로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후 1979년 ‘창밖의 여자’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진 전 국장이 조용필의 컴백 공연을 맡았고, KBS 1TV ‘100분쇼’를 통해 조용필을 집중조명하면서 재기를 도왔다.
고인은 1986년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2000년 ASEM 개·폐회식 총연출 등 국가적 축제의 연출을 도맡기도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