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잘못 반성합니다”
일본 규슈(九州)대 의대에 미군 포로를 상대로 생체실험을 했던 의대 선배들의 만행을 반성하는 전시물이 설치됐다.
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쿠오카(福岡) 현 후쿠오카 시에 있는 규슈대 의학부는 동창회 기부금으로 조성한 ‘의학역사관’을 이날 개관했다. 110여 년의 규슈대 의대 역사를 설명하는 총 63점의 전시물을 선보였는데 이 중 2점이 생체실험과 관련된 내용이다.
태평양전쟁 말기에 있었던 ‘규슈대 생체해부 사건’의 경위를 설명한 이 전시물은 ‘우리는 비인도적 생체해부 사건으로 희생된 외국인 병사에 대해 다시 한 번 마음으로부터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적었다. 스미모토 히데키(住本英樹) 규슈대 의학부장은 개관식에서 “의학부가 해 온 역할과 공적, 반성해야 할 과거를 되돌아보고 다음에 나아갈 길을 사색하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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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대는 최근까지 이 사건을 거론하는 것조차 금기시했다. 하지만 지난달 의학부 교수회의에서 의학역사관 개관을 계기로 부정적인 역사도 공표해야 한다는 의견이 채택돼 생체실험 관련 전시물 전시가 결정됐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