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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 총리, ‘재탕 정책’ 되풀이 말고 복지 구조조정 앞장서라

입력 | 2015-04-02 00:00:00


이완구 국무총리가 어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중복 사업이나 부정 수급을 막아 올해 3조 원의 재정을 절감하겠다는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차관들과 17개 시도 부단체장들을 불러놓고 “증세와 복지 구조조정에 대한 논쟁에 앞서, 있는 돈이라도 알뜰하게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는 말도 했다.

중복 사업을 줄이고 부정 수급을 막는 것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이 총리는 무슨 정책을 어떻게 조정했다는 것인지 의아하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는 2013년 2월 출범 직후 ‘복지행정 개혁 방안’을 통해 유사중복 사업 정비와 정보 시스템 보완 구축으로 5년간 10조5000억 원을 절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해 말엔 ‘복지사업 부정수급 제도개선 종합대책’도 내놨다. 이들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문책하는 일이라면 또 모른다. 이 총리가 재탕정책을 처음 보는 듯 들고나와 “국민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철저하게 확인하겠다”며 차관들의 군기를 잡는 일이야말로 세금 낭비다.

충남도지사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중견 정치인이자 실세 총리라면 같은 당 원내대표 출신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와 큰 틀에서 복지 구조조정을 논의하는 정도는 돼야 한다. 정보 시스템 조정이나 중복 사업 축소를 통해 지출을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벌여놓은 무상보육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등 소득과 상관없는 퍼주기 식 복지제도를 과감히 정리하는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

3, 4세 무상보육 누리과정만 해도 매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방교육청 사이 갈등으로 인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경기 성남시는 무료 산후조리원 시행을 내놓는 등 다시 ‘묻지 마’ 식 무상복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사이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 총리가 할 일이다.

복지재원이 새는 구멍을 막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근본적인 복지 구조조정은 더 중요하다. 대통령 공약이라고 해도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쓴소리’를 하겠다는 총리 지명 당시의 다짐을 이제는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