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의 여수사랑 여수시 교육청과 손잡고 원어민 영어 교실 운영 ‘아름다운 세상’ 슬로건으로 소외계층 돕기·장학사업도
원어민 영어 강사인 존 매클린톡 씨가 전남 여수시 남면 여남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수 섬 지역을 돌며 엉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영어교실은 GS칼텍스의 대표적인 사회 공헌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GS칼텍스 제공
“저는 아빠랑 낚시했는데….” 순간 한국말이 튀어나오자 아이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영어로 해야지. I went fishing with daddy라고 말이야”. 매클린톡 씨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자 한 남학생이 쑥스러운 듯 씩 웃으며 따라 했다.
영어교실은 섬마을 아이들 ‘꿈 충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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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활동을 벌이면서 섬 지역의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 학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게 됐다. 바로 원어민 강사가 진행하는 영어 수업이었다. 하지만 영어 원어민 강사를 섬에 파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강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교육적 효과를 위해서는 꾸준하고 정기적인 수업이 필요한데 이를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았다.
GS칼텍스는 여수시교육지원청과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짜냈다. 각 섬의 학교를 묶어서 강사가 순회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GS칼텍스는 우수한 강사진을 직접 선발했고 여수교육지원청은 수업 계획을 짰다. 2007년 3월 개강식을 시작으로 원어민 영어교실은 9년째 섬마을 학생들의 ‘영어 학습 도우미’로 자리매김했다. GS칼텍스는 영어 강사 인건비를 비롯해 영어 수업 운영비 및 기자재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원어민 영어 강사인 매클린톡 씨가 여수시 남면 여남초등학교 운동장을 아이들과 함께 걷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강사인 매클린톡 씨는 키가 197cm로 학생들에게 ‘키다리 아저씨’로 통한다. 그는 내년 2월까지 월∼금요일에 5개 섬을 순회하며 10개 학교 160여 명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영어 수업을 진행한다. 금오도에 살고 있는 그는 섬과 섬을 옮겨 다녀야 하는 힘든 여건에도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8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매클린톡 씨는 “섬에서 만나는 모든 학생들이 특별한 존재로 느껴진다”며 “아이들의 영어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볼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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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
GS칼텍스는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을 슬로건으로, 주요 시설이 있는 전남 여수를 중심으로 소외계층 복지 향상, 장학·교육사업, 환경보전, 사회봉사단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일회성 후원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참여해 지역공동체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GS칼텍스는 2008년 5월부터 여수에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에 노인 350여 명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GS칼텍스 사랑나눔터는 지난해 12월까지 53만 명에게 따듯한 식사를 대접했다. GS칼텍스 사원부인회, 퇴직자 사우회원 등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지역 복지시설 지원, 명절 이웃 돕기, 소외계층 난방비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소외계층 가정 여성 직업훈련 교육프로그램이나 집 고쳐주기 사업도 함께 벌이고 있다. 낙후된 섬에 사랑을 전하고 관광객 유치로 섬 주민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2005년부터 매년 7, 8월 섬마을 하계휴양소를 운영하고 있다. 1996년부터 수산자원 보호, 어민 소득 증대를 위해 여수 바다에 새끼 전복을 방류하고 있다.
GS칼텍스가 관심을 두는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는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교육사업이다. 1996년부터 올해까지 여수지역 중고교생과 대학생 7720명에게 장학금 57억3000만 원을 줬다. 김형순 GS칼텍스 대외협력부문장 상무는 “장학사업은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으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책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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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지역 자연 환경을 보전하는 ‘환경 지킴이’ 역할도 하고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인 여수 오동도 환경정화 봉사대를 만들어 매달 해안가에서 바다 쓰레기 수거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여수공장 바다사랑 봉사대도 공장 인근 마을과 섬 지역 해안가 정화·방역활동에 앞장서는 중이다.
▼지역예술가 돕고, 문화소외계층 보듬고▼
GS칼텍스 ‘예울마루’
예울마루는 수도권과 지방의 예술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음악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예울마루는 1021석의 대공연장과 302석의 소공연장, 기획전시장, 에너지홍보관, 전망시설, 야외무대, 잔디마당, 해안산책로 등을 갖춘 복합 문화예술공간이다. ‘문화예술의 너울이 넘치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GS칼텍스는 46년간 성장·발전의 터전이던 여수 지역에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망마산 일대 70만 m² 터에 총 1100억 원을 들여 예울마루를 조성했다.
2월 말까지 예울마루에서 열린 공연(424회)과 전시(30회)를 관람한 총 인원은 33만 명. 30만 명인 여수시민 가운데 한 명 이상이 예울마루에서 문화예술의 향기를 느낀 셈이다.
지난해 예울마루의 공연 일수는 총 145일로, 전국 문예회관 평균의 약 4배에 달한다. 품격 높은 공연을 보기 위해 가깝게는 순천이나 광양, 멀게는 서울까지 가야 했던 문화 불모지 여수가 전남 최고의 문화예술 산실로 거듭난 것이다.
예울마루는 지역 예술가를 적극 후원하고 지역의 문화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첼리스트 양성원을 필두로 연주자의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 음악 영재들에게 마스터클래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2 독일 에틀링겐 국제 청소년 피아니스트 콩쿠르’에서 우승한 여수 출신 문지영 양을 후원하고 있다.
전남 동부권 시민들의 예술문화 주유소이자 충전소인 예울마루 분수광장 전경. GS칼텍스 제공
기획전시장도 문화예술 향유의 장이다. 기획전시장은 전남 최초로 도슨트(전문 지식을 갖춘 전시 안내원) 제도를 도입해 호평을 받고 있다. 미술협회 회원들이 도슨트로 나서 작품 설명의 폭을 넓히고 있다. 기획전시회마다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고 전시 오프닝 퍼포먼스, 포토존 운영으로 지역 전시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예울마루는 GS칼텍스 사회공헌활동의 메카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음톡톡’은 가정불화, 따돌림 등으로 정서적으로 상처를 받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 무용, 연극, 음악 등 통합 예술치료 프로그램. 현재 전국 13개 마음톡톡 센터에서 640명이 예술치료를 받고 있다. 예울마루는 소극장, 전시실. 세미나실 등의 시설을 마음톡톡 캠프 장소로 제공해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400명이 다녀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