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면 개발팀 연구원들이 신제품 ‘우육탕면’을 시식하고 있다. 우육탕면은 농심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제품으로 면발을 굵고 쫄깃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농심 제공
두 번째 성장 포인트는 경북 구미시에 지은 구미공장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농심은 구미 인텔리전트 공장 건립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라면 생산의 모든 단계를 자동화하고 고속화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내용. 1999년 완공된 구미공장은 현재 신라면 생산량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다.
농심은 50년 동안 쌓은 제면 노하우로 두꺼운 면발을 단시간에 익힐 수 있는 기술(면 내부에 열이 잘 전달되도록 제조)을 개발해 우육탕면에 처음 적용했다. 이와 관련해 시행착오도 많았다. 면이 굵으니 열 전달률이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다. 면은 두꺼울수록 열이 면 중심까지 잘 전달되지 못해 조리시간이 길어진다. 또 끓이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면이 퍼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심의 식품 연구원들은 면 내부의 열 전달률을 높이면서도 수분 침투를 지연시키는 공법을 개발했다. 농심 관계자는 “식품물성실험기기에서 면발의 강도와 퍼짐현상을 측정한 결과 우육탕면은 끓인 후 10분이 지나도 면의 강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열 전달도 잘돼 ‘너구리’와 같은 시간(끓는 물에 5분) 동안만 조리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우육탕면은 면발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을 낸다. 국물맛은 쇠고기육수에 고추장을 넣어 냈다. 농심은 우육탕면이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뒤에는 해외 시장에 수출할 예정이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의 목표는 매출액 500억 원 달성과 판매순위 톱 10 진입이다.
농심 측은 우육탕면이 쇠고기맛 라면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도 호응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여름에도 면발을 강조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라면업체들과 경쟁을 벌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