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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고도 1만1582m에서 30m로… 자동조종장치 고의로 再프로그래밍

입력 | 2015-03-28 03:00:00

추락 獨여객기 부조종사 소행 추정… 6년전 우울증으로 ‘조종 불가’ 판정도
각국 항공사 ‘조종실 2인’ 규정 강화




24일 독일 저비용 항공사 저먼윙스 여객기를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악지대에 의도적으로 추락시킨 부조종사가 자동조종장치를 재프로그래밍하는 방법으로 여객기 고도를 급격히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부조종사는 또 과거 장기간 우울증 치료를 받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CNN은 26일(현지 시간) 항공기 위치분석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올라 있는 사고기의 무선응답기 자료를 인용해 조종실에 있던 누군가가 자동조종장치의 여객기 고도를 3만8000피트(약 1만1582m)에서 100피트(약 30m)로 낮춰 재프로그래밍했다고 전했다. 앞서 프랑스 검찰은 조종실 음성녹음장치(CVR)를 분석한 결과 조종사가 잠시 조종실을 비운 사이 부조종사가 조종실 문을 걸어 잠근 채 고의로 여객기를 추락시켰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결국 CVR 분석 내용과 무선응답기 자료 모두 안드레아스 루비츠 부조종사(28)의 고의 추락 조종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 일간 빌트는 27일 루비츠 부조종사가 6년 전인 2009년 미국 피닉스에서 조종훈련을 받을 당시 우울증이 심해져 ‘조종 불가’ 판정을 받은 뒤 훈련을 중단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루비츠 부조종사는 여러 분야에서 훈련을 반복해야 했고, 모두 1년 6개월 정도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독일 검찰은 27일 성명을 내고 루비츠 부조종사의 뒤셀도르프 소재 아파트를 압수수색한 결과 추락사고 당일용 병가 의료 진단서(sick notes)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진단서는 찢어진 상태였다. 랄프 헤렌브뤼크 독일 검찰 대변인은 “사고 당일용 병가 진단서가 찢어져 있었다는 사실은 루비츠 부조종사가 자신의 질병을 고용주와 동료들에게 알리지 않고 숨겼다는 우리의 판단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루비츠 부조종사의 아파트에서 고의 추락과 관련된 정치적 종교적 동기는 찾을 수 없었다면서 유서도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루비츠 부조종사가 최근 약혼녀와 불화를 겪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여객기 추락사고 이후 각국 항공사들은 조종실에 항상 2명이 있도록 조종실 관리 규정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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