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 돋고 꽃이 피어나기 전
나무 곁 담장이 봄이 왔음을 먼저 알려줍니다.
소나무 밑 바위로 봄소풍 나온 학
이름 모를 봄꽃들, 이름 모를 새들
누군가의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의 사물들.
옛 궁궐의 담장에는 벌써 생명의 기운이 꿈틀댑니다
오래된 역사와 속 깊은 사연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문양이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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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장미꽃 같은 아름다운 여인일까
하얀 안개꽃 같은 수줍은 여인일까.
조선시대의 궁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은 여성들의 거주공간이었다. 아기자기한 멋진 집과 쓸모 많은 공간들로 가득 차 있는 그곳. 그중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꽃담이다. 남성적 외모를 갖춘 궁전의 다른 공간과 확연히 구분되는 첫 신호탄 같은 것.
궁궐 안에서 평생을 보내야 했던 여인의 눈으로 보면 세상과의 차단막이기도 한 꽃담. 그래서인지 꽃담의 문양은 아름다우면서도 애잔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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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