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公기관 지방이전, 인구분산 효과 미미 公기관 이전 따라 3년새 21% 급증… 몸 고달파도 웬만하면 이사 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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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에 사는 김명수(가명·39) 씨는 지난해 말부터 세종시로 매일 출퇴근한다. 김 씨가 다니는 국책연구기관이 경기에서 세종시로 옮겼기 때문이다. 김 씨는 “출근시간이 약 1시간 늘어 몸은 고달파졌지만 아내 직장이 서울이라 내가 좀 더 고생하자고 생각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회식, 회의가 줄고 업무를 압축적으로 진행하게 된 건 좋은 변화”라고 말했다.
정부 부처,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되며 김 씨 같은 ‘원정(遠征) 출근족’이 1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8일 동아일보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전국 지역별 일평균 타 지역 출근인구’를 분석한 결과 2013년에 철도,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주거지와 다른 광역지방자치단체로 출근한 인구는 하루 평균 129만9980명이었다. 세종시 입주나 공공기관 이전이 시작되기 전인 2010년에 비해 20.8% 늘어난 것이다.
같은 해 자영업자를 포함한 취업자 수(2506만6000명)를 고려하면 한국인 20명 중 1명은 매일 다른 지역으로 출근한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7∼12월)에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대형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약 1만2600명이 이주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 ‘원정 출근족’은 이보다 훨씬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정 출근족’ 증가는 지역균형 발전, 인구 분산이라는 공공기관 이전의 본래 취지가 아직 구현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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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정 출근족 ::
출퇴근을 위해 시도 경계를 넘는 사람들. 서울에서 세종, 부산에서 경남 등 거주하는 지역을 벗어나 다른 광역지방자치단체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