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야생동물연구센터를 가다
엄기선 충북대 의대 교수팀은 탄자니아의 야생동물 몸 속에 사는 기생충을 수집하고 있다. 야생동물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희귀한 기생충이 많다. 기생생물자원은행 제공
해부를 위해 타위리(TAWIRI) 세렝게티 분원에 실려온 하이에나. 용태순 연세대 의대 교수가 해부를 맡았다. 기생생물자원은행 제공
○ 희귀 생물자원의 보고(寶庫) 탄자니아
연구소재은행은 국내 연구소재중앙센터(KNRRC)가 탄자니아의 다양한 생물자원을 보존하고 연구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3년 설립했다. 연구소재은행은 타위리 본부가 있는 탄자니아 제4의 도시 아루샤에 있다.
이연희 연구소재중앙센터장(서울여대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은 “매년 두세 차례 탄자니아에 전문가들을 파견해 현지 연구원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국내에 없는 희귀한 생물자원을 탄자니아에서 수집해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하이에나 진드기 채집하고 버펄로 세균 조사
“하이에나를 해부하면서 피부에 붙어사는 외부 기생충을 대거 확보했어요.”
신은주 서울여대 연구교수(항생제내성균주은행장)는 2년간 버펄로, 표범 등 야생동물의 귀와 분변 등에서 세균 샘플 2900여 개를 채취해 분석했다. 신 교수는 “탄자니아 가축에서 항생제 내성균이 발견되는 만큼 내성균이 야생동물로 옮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내성균은 항생제가 잘 듣지 않아 세균에 감염됐을 때 치료가 어려워진다.
엄기선 충북대 의대 교수(기생생물자원은행장)는 간흡충, 촌충 등 몸속에 사는 내부 기생충을 수집해왔다. 엄 교수는 “동일한 학명의 기생충이라도 숙주인 동물이 다르면 모두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지난해부터 소의 간흡충과 야생 기린의 간흡충이 이름은 동일하지만 유전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이먼 음두마 타위리 소장은 “연구소재은행이 설립되면서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기생충과 세균도 함께 보호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앞으로 현지에서 직접 샘플을 채취해 한국으로 보내는 작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