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오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난청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난청을 막으려면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을 때 자주 빼 귀를 ‘쉬도록’ 해야 한다. 강북삼성병원 제공
최근 스마트폰과 이어폰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청소년들 사이에서 난청이 증가하고 있다. 난청을 예방하려면 볼륨은 50% 이하로, 청취 시간은 30분 이내로 하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DB
박 군처럼 최근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소음성 난청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공단 발표 자료에 따르면 소음성 난청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 중 30대 이하가 전체의 3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이 17%인 것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이전에는 주로 노인이 난청을 앓았지만 지금은 젊은층이 난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10대 환자는 최근 5년 사이 30% 가까이 증가했다.
학생들이 음악을 즐겨 듣는 버스, 지하철, 인파가 많은 장소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60∼80dB(데시벨) 수준. 음악을 잘 듣기 위해 80dB 이상으로 볼륨을 올리고 이어폰으로 들으면 공기의 저항을 거의 받지 않은 큰 소리가 직접 고막에 충격을 준다. 80dB은 지하철이 들어올 때 나는 소리나 진공청소기의 소음 정도에 해당한다.
이명은 주로 귀에서 음파(音波)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달팽이관에 이상이 생겨 나타난다. 달팽이관은 소음 때문에 가장 많이 상한다. 따라서 이명은 대부분 소음성 난청으로 귀가 상하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이명은 날씨가 추워지면 더 심해진다. 일교차가 크면 중이염 등 염증 질환이 늘기 때문이다. 또 날씨가 추우면 외부 활동을 줄이고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실내에서 주로 활동하면 이명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 볼륨은 50% 이하로, 청취 시간은 30분 이내로
장선오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난청 자가진단법을 시행해 네 가지 중 한 가지라도 해당하면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가진단법 항목은 다음과 같다. △TV 볼륨을 남들보다 높게 한다 △대화하면서 되묻는 횟수가 많다 △전화 통화 시 자꾸 되묻는다 △소리는 들리는데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아듣지 못한다.
소음성 난청은 처음에 고음을 인지하는 기능만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다. 또 일단 특정 주파수까지 난청이 진행됐으면 치료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예방과 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난청을 막으려면 과도한 소음에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이어폰을 끼고 음악 등을 들을 경우 자주 이어폰을 빼고 귀를 ‘쉬도록’ 한다. 소음이 심한 곳에서 생활한다면 청력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전음성 난청은 수술이나 약물 치료를 통해 청력을 본래의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 하지만 만성 중이염 등 오랜 귀 질환으로 고막과 소리기관 등이 손상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렵다. 감각신경성 난청의 경우 보청기 치료가 우선이다. 보청기로도 청각 재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난청은 인공 와우(달팽이관)를 이식한다. 인공와우는 고도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의 청각신경에 전기 자극을 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장 교수는 “심한 청력 손상은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청소년기부터 건강한 청력 관리가 필요하다”며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려면 최대 볼륨은 50% 이하로, 청취 시간은 30분 이내로 하는 등 소리 크기와 노출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