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살리면 흑자 줄어든단 의미”… 정부 해명에도 국제마찰 우려
최 부총리는 26일 ‘대한상의 회장단 간담회’에서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면 원화 가치 절상 압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려면 수입이 늘어나거나 수출이 줄어야 한다. 경상수지 흑자로 원화 가치가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하면 수입이 늘고 수출은 줄어 흑자 폭이 감소한다. 문제는 지금의 흑자가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는 점이다. 경기 악화로 수출 증가율보다 수입 증가율이 낮아 흑자가 난 것이다.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그나마 버티던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
광고 로드중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경위야 어찌됐든 최 부총리의 발언은 가뜩이나 한국 정부가 환율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미국에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의회에 제출한 ‘반기(6개월) 국제 경제 및 환율 정책에 대한 보고서’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이 2014년 5∼7월에 외환시장에 대규모 개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