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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기업이 국적 크루즈선 1호 띄운다

입력 | 2015-01-23 03:00:00

94만명 유커 타깃 선상카지노 운영… 관광公 자회사 GKL 본격 추진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공기업 최초로 국적 크루즈선 사업에 진출해 선상 카지노를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입국 크루즈선 관광객의 89%(94만1482명)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타깃으로 할 계획이다. GKL은 한국관광공사가 100% 출자한 자회사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 중이다.

GKL이 국적 크루즈선 사업을 한다면 이달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7월 시행 예정인 ‘크루즈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크루즈법)’을 적용받는 첫 사례이자 국내 유일의 국적 크루즈선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법은 2만 t 이상 국제 순항 크루즈선에 외국인 전용 선상 카지노를 허용한다.

GKL은 최근 “공공 부문 최초의 국적 크루즈선 사업 진출이 타당한지 분석해 달라”며 컨설팅 업체들을 대상으로 입찰을 했다. GKL이 국가종합전자조달 나라장터에 공고한 ‘크루즈 신사업 타당성 검토 컨설팅 용역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GKL은 사업 목적으로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크루즈 사업 진출 △한국관광공사와의 공동 신사업 추진을 통해 공공 부문 최초로 국적 크루즈 사업 진출 △공공 카지노 기반의 건강한 관광생태계 조성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꼽았다.

GKL 관계자는 “사업 타당성 등을 신중히 검토한 뒤 8월에 사업 진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KL은 지난해 선상 카지노를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지정하고 준비단을 구성했다.

정부도 GKL의 국적 크루즈선 사업 진출을 반기고 있다. GKL은 용역 입찰을 내기 전 크루즈법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를 찾아 선상 카지노 운영에 관해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크루즈선 산업을 해양산업의 아이콘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해수부는 그 출발점을 국적 크루즈선사 육성으로 보고 있다. 국내 입국 크루즈선 관광객은 2009년 7만6688명에서 지난해 105만7872명으로 5년 만에 14배로 늘었다. 대부분은 하루 미만으로 단순 기항(寄港)하는 사람들이다. 기항은 배가 항해 중에 목적지가 아닌 항구에 잠시 들르는 것이다. 단순 기항인데도 지난해 크루즈선 관광객이 한국에서 쇼핑, 관광버스 임차료 등으로 쓴 돈은 1조1200억 원에 달했다. 해수부는 국내항을 모항으로 하는 국적 크루즈선사가 생기면 경제 효과가 훨씬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적 크루즈선사는 한 곳도 없다. 2012년 2월 국내 첫 국적 크루즈선사로 취항한 하모니크루즈가 1년여 만에 폐업신고를 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