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햄스터, 거북이, 앵무새, 열대어…. 아이들이 데려왔던 애완동물이 꽤 된다. 어쩌다 보니 하얀 생쥐 같은 햄스터를 목욕시키는 게 내 일이 됐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해 아기 다루듯 씻기고 드라이어로 털을 말리면서 “아이고, 내 팔자야” 했다. 강아지는 정서적인 교감이 가능해 차원이 다르다. 외출해도 혼자 집 지키는 게 걱정돼 발걸음이 빨라진다. 식사 때 자기도 나눠달라고 보채는 걸 보면 식구(食口)가 맞다. 그런데, 얘, 나를 자기와 비슷한 서열로 안다. 넘버 포나 파이브쯤.
▷보 오바마(2008년 10월 9일생), 서니 오바마(2012년 6월 11일생). 가족=버락, 미셸, 말리아, 사샤. 취미=잔디밭에서 뛰놀기. 좋아하는 음식=토마토….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엔 ‘퍼스트 도그’ 두 마리의 정보가 상세하다. 공식 사진까지 있으니 웬만한 족보 있는 개들도 깨갱 하면서 꼬리를 내려야 할 판이다. 대통령의 애완견이 국민의 관심사가 될 만큼 애완동물에 대한 서구인들의 관심은 각별하다. 동물도 국적에 따라 팔자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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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