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7시리즈 오너의 기아차 ‘K9 퀀텀’ 비교체험기
철강전문기업 대동강업 천인수 사장(52)은 8년째 BMW 플래그십 7시리즈를 업무용으로 타고 있다. 운전기사를 따로 두지 않고 본인이 직접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운전을 즐기기도 하지만, 바쁘고 변화가 많은 일정을 소화하기에 직접 운전하는 것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대동강업은 1999년 설립된 코일과 강판, 철판류 가공 판매회사로 형강 분야에서는 제법 이름이 알려진 중견기업이다. 본사는 대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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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20만km를 함께 달려준 구형 7시리즈를 지난해 같은 모델의 신형(740Li)으로 교체한 이유는 긴 시간 거친 자신의 운전 스타일에도 잘 버텨줬다는 믿음 때문이다. 천 사장은 “바쁠 때 급하게 다뤄도 큰 스트레스 없이 잘 달려줬고, 몇 번 있었던 위험한 순간도 잘 넘겨줬다”면서 “7시리즈가 아니었으면 큰 일이 나지 않았을까? 하는 신뢰 때문에 또 다시 고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천 사장에게 기아차가 최근 출시한 K9 퀀텀(5.0)의 시승을 요청한 이유는 최고의 프리미엄 세단에 익숙해진 오너의 감각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궁금해서였다. 시승코스는 전북 무주의 대동강업 사업장에서 대전까지 80km 구간. 국도와 고속도로가 약 30대70 정도로, 고속주행 위주의 코스였다.
익숙한 듯 K9 퀀텀의 운전석에 앉은 천 사장은 아무런 말없이 차를 출발시켰다. 한 10분 쯤 달렸을까, K9 퀀텀을 처음 봤다는 천 사장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의외였다.
“이 차가 정말 K9 맞나? 퍼포먼스가 웬만한 수입차에 비해서 전혀 뒤지지 않네, 잘 달리네.”
그의 운전은 능숙했지만, 동시에 거칠고 빨랐다. 가능한 평소의 운전 습관대로 달려주길 주문했지만, 차를 다루는데 어지간한 레이서처럼 거침이 없었다. 그는 이번 시승에 앞서 “K9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7시리즈와 비교가 되겠어?”라는 부정적인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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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과 빠른 속도에서의 차선변경에도 차체가 흔들리거나 불안하지 않다. 무엇보다 조용한 점이 인상 깊다. 고속 안정감이나 승차감도 수준급이고, 코너링도 수입 고급차에 견주어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는 평소 타고 다니던 7시리즈와의 비교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내가 타고 다니는 1억5000만 원짜리 차와 8000만 원대 K9이 성능에서 별반 다른 것이 없는 것 같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놓고 차를 고를 때 가격과 가치에서 많은 고민을 하는데, 요즘 국산차들의 품질이 굉장히 높아진 것 같다. 특히 5.0리터 K9의 힘과 안정감이 7시리즈 못잖은 점이 놀랍다.”
천 사장은 K9에 적용된 높은 수준의 편의사양들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시트의 재질, 차선을 이탈하면 시트로 전달되는 경고, 사각지대경보, 뒷좌석 탑승자를 배려한 모니터와 발을 편하게 뻗을 수 있는 공간 등에 감탄했다.
“수입차는 이런 세심한 부분에서 부족한 것이 있다. 특히 7시리즈의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같은 전자 장치는 다루기가 싶지 않아 불편한 점이 있다. 하지만 K9은 편의사양을 쉽고 빠르게 조작할 수 있고, 기능도 다양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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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K9은 신형 퀀텀 출시 이후 시장에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월 평균 200대 수준에 머물렀던 판매가 12월 445대로 증가하면서 436대의 현대차 에쿠스를 제치고 대형 세단 판매 1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 올 1월 들어서는 하루에 60여대가 계약되면서 기아차를 흥분시키고 있다. K9 퀀텀이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올해 국산 대형세단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