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아내-큰딸 시신서 성분 검출 “고의로 車사고 내려다 불발” 진술… 경찰 “계획적 범죄 가능성 커져”
‘서초동 세 모녀 살인 사건’의 피의자 강모 씨(48)에게 목 졸려 살해된 아내와 큰딸의 시신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강 씨가 가족들을 잠들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른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11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시신을 부검 중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강 씨의 아내(44)와 큰딸(14)의 시신에서 수면제로 쓰이는 ‘졸피뎀’ 성분을 검출했다. 작은딸(8)의 시신에서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앞서 국과수는 9일 시신에서 수면제 의심 성분이 검출돼 추가 정밀 조사를 벌였고 11일 3차 조사 끝에 의심 성분이 졸피뎀임을 확인했다. 국과수 관계자는 “시신에서 검출된 졸피뎀의 양만으로는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없다”며 “졸피뎀 외 다른 성분도 검출됐지만 범행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불면증 치료제인 졸피뎀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장기간 복용하면 환각 증세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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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부검 결과 졸피뎀 성분이 시신에서 발견됐고 강 씨가 범행 전 살해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혀 계획범죄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수면제 입수 경로와 시기 등을 추가 확인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 씨의 아파트에서 현장 검증을 할 예정이다.
박성진 psjin@donga.com·정윤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