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해산 이후]
22일 통진당 강제 해산에 따른 비상원탁회의엔 김상근 목사,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창복 6·15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함세웅 신부 등 11명이 참여했다. 참여한 인사들 대부분은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야권연대’, 올해 세월호 특별법 협상 등 야권의 주요 현안이 생길 때마다 장외(場外)에서 훈수를 둬왔다.
김 목사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통진당 해산 반대에 사회 원로가 나서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번엔 야당에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에 불복하고 통진당을 지켜야 한다”고 주문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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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 목사, 청화 스님, 함 신부는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곽노현, 박명기 후보의 단일화를 중재했다. 그러나 단일화 대가로 2억 원이 오간 사실이 밝혀져 곽 씨는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2012년 3월 13일 원탁회의 멤버와 민주통합당, 통진당 수뇌부가 함께한 ‘야권연대 공동선언’ 행사에 참석한 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부의장은 무단 방북해 북한 체제를 찬양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원로’로 평가받는 인사들의 면면과 활동 전력이 과연 제1야당이 끌려다닐 정도로 무게감을 지녔는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많다.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 지도부인 인재근 의원과 대선후보를 지낸 정동영 고문은 이번 원탁회의 구성원에 이름을 올렸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원탁회의 같은 당 밖의 세력을 원로라고 대접하고 질질 끌려 다녀서는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