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KBS 월화드라마서 노회한 중년연기
MBC‘오만과 편견’의 최민수.
KBS ‘힐러’의 박상원.
1995년 모래시계에서 태수 역을 맡았던 최민수는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에, 우석 역의 박상원은 동시간대 경쟁작인 KBS ‘힐러’에 나온다. 힐러는 모래시계의 송지나 작가가 2012년 ‘신의’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복귀작이다.
두 사람이 맡은 역할은 흐른 세월만큼 과거와 간극이 크다. 태수는 광주민주화운동, 삼청교육대 등 현대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겪은 세대의 대표였다. 하지만 오만과 편견에서 최민수가 연기하는 문희만은 때론 불의와 야합하며 검찰총장을 꿈꾸는 야심가이다. 박상원이 연기한 우석은 정의의 편에 서려는 검사였지만, 힐러의 김문식은 권력과 야합하는 신문사 사장이다. 두 드라마의 줄거리는 태수와 우석 세대의 후일담으로 읽힌다. 문희만과 김문식 모두 한때 정의로운 사회를 꿈꿨던 청년이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때가 묻는다. 이들의 과오는 드라마의 20, 30대 주인공들을 괴롭히고, 이 주인공들은 노회한 중년들의 잘못을 바로잡으며 성장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