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지갑에 피부관리도 ‘셀프 제품’ 특수 의류는 간결한 디자인의 국산 인기… 불황 상징인 색조화장품 판매 급증 성인 95% “연말 나를 위한 선물”… 실용주의 소비성향 강하게 드러나
왼쪽 사진부터 저렴한 가격의 색조화장품인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에어쿠션’(CJ오쇼핑), 전 연령대의 여성이 입을 수 있는 기본형 아이템이 대부분인 ‘스튜디오 보니’ 의류(GS샵), 적은 비용으로 집에서 직접 피부 관리를 할 수 있는 ‘엘렌실라 달팽이’ 화장품 라인(NS홈쇼핑). 각 업체 제공
패션 분야에서는 개성을 살린 과감한 디자인의 제품보다는 검정, 회색 등 단색에 기본적인 디자인을 갖춘 옷이 인기를 끌었다. CJ오쇼핑에서 올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국내 패션 브랜드 ‘지오송지오’ 여성복이 대표적이다. CJ오쇼핑 측은 “간결한 디자인과 무채색 컬러 등이 (‘구매 실패’를 두려워하는) 불황으로 움츠러든 소비자 심리에 어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에셀리아’(2위), ‘바이엘라’(3위), ‘나탈리쉐즈’(5위), ‘NY212’(7위) 등도 검은색과 회색, 흰색 등 단조로운 톤의 기본형 제품의 인기를 기반으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GS샵에서는 10만 원 내외의 합리적 가격대인 패션 브랜드인 ‘스튜디오 보니’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총 70만 세트가 판매된 이 브랜드 제품은 캐주얼하면서도 실용성을 강조한 기본형 디자인으로 2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대의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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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숍에서 고가의 관리를 받는 대신에 집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셀프 관리를 하게 해 주는 이미용 상품도 인기가 높았다. NS홈쇼핑에서 올해 가장 잘 팔린 제품은 가정용 피부관리 화장품인 ‘엘렌실라 달팽이’ 라인이었다. 염색약 없이도 가벼운 붓질로 새치머리를 가려주는 ‘엘크릿 헤어틴트 브러쉬’가 2위, 연장 시술 없이도 속눈썹을 연장한 것 같은 효과를 내 주는 ‘신데렐라 마스카라’가 3위에 올랐다.
이런 소비 성향은 불황에 부담 없는 비용으로 자기만족을 높이려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작은 사치’ 성향은 경기 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함으로써 푸는 ‘셀프 기프팅(Self Gifting)’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15일 발표한 고객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성인 고객 1000명 가운데 95%가 ‘나를 위한 연말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에도 스스로에게 선물을 하겠다고 답한 이들의 비중은 96%로 올해와 비슷했다. 그러나 올해는 예상 지출 비용이 지난해(평균 48만 원)보다 30% 가까이 적은 35만 원으로 낮아졌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