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출신 美작가 아라 귈레르 사진전
아라 귈레르의 1954년작 ‘오일 독에서 일감을 기다리는 짐꾼들’. 인물 저마다의 사연이 또렷이 배어난 표정과 자세로부터 스펙터클을 끌어냈다. 한미사진미술관 제공
프레임 중심에 놓인 것은 한결같이 ‘사람 이야기’다. 머릿수건을 두른 여인이 떠나는 배의 조그만 원형 창으로 어깨를 겨우 내민 사내에게 꼭꼭 접은 편지를 조심스레 건넨다. 부두 골목에 늘어앉아 일감을 기다리는 짐꾼 아홉 명의 시선과 표정에는 시커멓게 타들어간 제각각의 속내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22세 때 신문 사진기자 일을 시작한 귈레르는 40세 때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으로부터 세계 10대 사진가로 선정된 뒤에도 기자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나는 ‘시각적 역사가’다. 성소피아성당을 촬영하는 순간 내게 중요한 건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이다. 사진은 삶과 고통에 대한 기억을 제공하는 매체다. 예술은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사진은 진실만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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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