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최초 대기록 손영조씨, 직장생활 틈틈이 14년간 도전 기업 후원없이 스스로 자금 마련… 매킨리선 크레바스 빠져 죽을뻔
지난달 20일 오세아니아 최고봉 칼스텐츠 정상(해발 4884m)에 선 손영조 씨. 손영조 씨 제공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일반인 중 처음으로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한 전북 무주 덕유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보전과장 손영조 씨(48)가 3일 밝힌 소감이다. 직장생활 틈틈이 해외원정을 병행하며 14년 만에 이룬 성과다. 국내에서 ‘세계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른 산악인은 엄홍길 씨와 고(故) 박영석 대장, 오은선 박영미 허영호 씨 등 전문 산악인 중에서도 소수에 불과하다.
손 씨는 지난달 10일 마지막 대륙인 오세아니아 최고봉 칼스텐츠(4884m·파푸아뉴기니 옆 이리안자야) 출정 길에 올라 열흘 만인 20일 오전 9시경 등정에 성공했다. 그는 “정상에 올랐을 때 그동안 쌓였던 부담과 불안이 한 번에 싹 씻겨 내려갔다”며 “성공을 축하라도 하듯 유난히 쾌청했던 칼스텐츠 정상 풍경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등정을 위해 그는 베이스캠프까지 일주일 동안 정글을 헤맸고 마지막 정상 등정을 앞두고는 1박 2일 동안 800m 암벽을 올라야 했다.
그는 “첫 도전 당시 초등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았던 아이들이 중고교생이 됐다. 직장생활과 산악등반을 병행하다 보니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며 “묵묵히 응원해 준 가족과 항상 장기간 휴가를 떠나는 나를 이해해 준 직장 동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손 씨는 “당분간 휴식하면서 나이에 맞는 새로운 목표를 정해 또 다른 도전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