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노동자 부족, R&D투자 바닥 2014년 성장률 1.3%… 2015년 2.2% 전망… 美금리인상 따른 투자이탈도 심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저유가 국면에서 숙련 노동자 부족, 연구개발(R&D) 투자 저조, 포퓰리즘 정책 등 구조적 문제가 심각해 중남미 경제가 상당 기간 고전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003∼2010년 연평균 5% 성장했던 중남미 경제가 올해 1.3%, 내년 2.2%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최근 예측했다. ‘중남미 우등생’으로 평가받던 칠레와 페루도 올해 각각 2.0%, 3.0% 성장에 그쳐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만 해도 세계 최대 광고회사 WPP의 마틴 소렐 회장 등은 “2010년대는 중남미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중남미 시대는 열리다가 닫히는 셈이다.
중남미 각국 생산성은 숙련 노동자 부족과 열악한 인프라 때문에 한때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동유럽 국가에 추격당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남미 민간기업의 신제품 생산능력은 다른 신흥시장의 경쟁 기업보다 20% 낮다. 폴란드 기업의 90%가 1년간 최소 1개의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지만 멕시코에서 이런 기업은 40%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미국 금리인상 가시화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고금리를 노려 이 지역에 들어왔던 투자자금이 본격 이탈하는 것도 허약한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세계 최저 수준인 R&D 비용도 중남미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의 하나다. 유엔에 따르면 2013년 중남미와 카리브해 국가 전체의 특허 출원은 1200건으로 같은 기간 한국(1만2400건)의 10%에 불과하다. 미국은 5만7000건이었다. 이 상태로는 중남미의 구글이나 애플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유엔은 분석했다.
아우구스토 데 라 토레 세계은행 중남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자재 호황 종료와 미 금리인상에 따른 차입비용 증가는 중남미 경제 부진의 단골 패턴”이라며 혹독한 구조조정이 없으면 저성장이 고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