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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300만원에 한해 1억3000만원 매출…“좌절은 없다”

입력 | 2014-11-25 14:08:00


건물 외벽 도색용 로봇을 개발한 벤처기업 '로보프린트'의 박정규 대표(45)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신용불랑자였다. 2002년 사기를 당해 4년 동안 일군 사업을 접었다. 그는 수억 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박 대표는 "사업 실패 후 삶을 포기하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열 번은 들었다"고 회상했다.

좌절에 빠져있던 박 대표는 4년 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재기의 희망을 가졌다. 2010년 그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도색용 원격제어 로봇으로 재창업에 나섰다. 2011년 3월 벤처기업 인증을 받고 그해 11월 현대건설이 주최한 경진대회에서 금상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박 대표는 건설회사 등과 공동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27~30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정부와 11개 경제단체가 공동 주최하는 '2014 창조경제 박람회'에는 박 대표처럼 사업 실패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기업 10곳이 참가한다. 이들은 행사장 C홀에 부스를 차리고 자신의 경험담과 새 사업을 소개할 예정이다.

재기 기업인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맵씨닷컴'의 장윤필 대표(28)는 첫 창업을 해도 이른 나이에 실패와 재기를 모두 경험했다. 대학 시절 그는 촉망받던 청년 창업가였다. 2011년 지인과 함께 만든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여러 창업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투자와 스카우트 제의가 밀려들었다. 그는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하고 사업자 등록까지 마쳤다. 하지만 취업을 한 공동 창업자들이 갑자기 사업화를 반대해 포기해야 했다.

장 대표는 "사업을 접고 1년 동안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혼자 익혔다"며 "자금을 마련하고 평소 관심 있던 패션 분야 경험을 쌓기 위해 지난해 3월 자본금 300만 원으로 남성 전용 쇼핑몰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쇼핑몰에서 1억3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재기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현재 온라인 패션 플랫폼 사업으로 세 번째 창업을 준비 중이다. 패션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옷과 코디법을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소개해주는 플랫폼이 새 창업 아이템이다.

스마트폰을 장착해 대화하는 장난감을 만든 '얄리', 불꽃감지기 제조업체 '아이알티 코리아' 등 재도전 기업 10곳이 이번 행사에 참가한다. 28일에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소기업청이 주최하는 '2014 재도전의 날' 행사도 함께 열린다. 자세한 일정은 행사 홈페이지(creativekorea2014.or.kr)에서 볼 수 있다. 관람료는 없다.


김호경기자 whalefish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