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 등 인근 상인 반대시위 “상권 위축-도로 극심 혼잡 예상… 대안 마련해놓고 사업 추진해야”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24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앞서 9월 미국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철거 예정이던 서울역 고가를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와 같은 ‘공중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남대문로 1가에서 만리동까지 폭 10.3m에 길이 938m인 서울역 고가도로는 1970년 개통됐다. 하루 차량 통행량은 2700여 대로 ‘마포·용산구∼서울역 철로∼남대문시장’을 연결하는 교통의 축이다. 2006년 점검에서 안전도(A∼E등급) D등급을 받자 서울시는 버스 등 중대형 차량의 통행을 중단하고 올해 말까지 철거하겠다고 결정했다. 감사원도 지난해 고가도로의 바닥판 두께 손실이 심각해 붕괴가 우려된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9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돌연 철거 대신 시민들이 고가도로를 걸어서 즐길 수 있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프로젝트’를 내놨다. 폐철로를 공원으로 조성한 미국 뉴욕 하이라인 파크를 벤치마킹한 뒤 내린 결정으로 박 시장 2기 시정의 핵심 공약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국제 현상 공모를 했고 2016년까지 380억 원을 들여 완성한다는 세부 계획도 마련했다. 내년 예산에 이미 100억 원을 사업비로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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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의 반대에도 서울시가 공원화 사업을 밀어붙이자 중구 중림동 회현동, 용산구 주민까지 합세해 서울시의 공원화 사업 저지에 나섰다. 상인과 주민 80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남대문시장에서 시청까지 1시간 동안 행진하며 ‘공원화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상인 3600여 명이 공원화 사업에 반대한다고 서명했고 9월에는 협의회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상인은 “어떻게 의견 한마디 안 물어보고 서울시 마음대로 계획을 바꿀 수가 있느냐”며 “공약도 중요하지만 상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상인들의 요구사항을 검토 중이지만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