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결혼식에서 예식이 끝나기도 전에 신랑이 신부에게 결혼 취소를 요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영국 온라인 일간 텔레그래프의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디나에 살고 있는 이 신랑과 신부는 현지 결혼 전통에 따라 단 한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 상황에서 최근 결혼식을 치르게 됐다.
모든 예식 절차가 끝나갈 무렵 사진사는 기념사진을 위해 신랑에게 신부의 베일을 걷어줄 것을 요청했다. 신랑은 이 때 처음으로 신부의 얼굴을 보게 됐다.
신랑의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신부는 그대로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쏟았고, 신랑은 가족과 하객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부를 그대로 내버려 둔 채 예식장을 떠났다.
한편, 메디나에서는 앞서 12일에도 아버지에게 속아 90세 노인과 결혼한 17세 소녀가 법원에 제기한 혼인계약 무효 소송에서 승소한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당사자가 아닌 부모간의 약속으로 성사되는 결혼 풍습 때문에 간혹 이 같은 소동이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