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국민안전처 장관으로 내정된 박인용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설명은 찬사 일색이다. “군에서 일선 지휘관과 인사 전략 교육 분야를 경험해 범정부적인 재난 관리 컨트롤타워로 발족하는 국민안전처를 이끌 적임자다.” 박 후보자는 해군 인사참모부장 제3함대사령관 작전사령관 등을 지낸 합동 작전 전문가다. 하지만 초대 국민안전처 장관을 소방방재청과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서 재난 구조로 잔뼈가 굵은 전문가를 발탁하는 대신 군사 분야에서 뽑은 데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도 많다.
현대 사회에서 안전 문제를 다루는 정부 측 최고책임자는 구조 구난뿐만 아니라 각종 재해에 대해 안전 관리를 치밀하게 수행하고, 가용 자원을 유기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지휘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해군 출신의 박 후보자가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빈발하는 대형 사고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국민안전처 차관에 발탁된 이성호 내정자는 육군 3군단장,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국방대 총장 등을 지냈다. 국민안전처의 장관과 차관이 모두 군 출신으로 채워진 것은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한 재난 대응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더욱이 국가의 외교 및 안보 사령탑(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안전 사령탑을 모두 군인 출신에게 맡긴 셈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안보와 안전도 구별하지 못하는 상식 이하의 인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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