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회 사법시험 실업계高 출신 29세 대학생 합격 화제 영산대 법률학과 4학년 이정미씨
제56회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한 영산대 법률학과 4학년 이정미 씨(29·사진)의 소감이다.
그는 여성 합격자 68명(33.3%) 중 나이가 많은 편인 데다 실업계 고교 출신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부산공고를 졸업한 이 씨의 첫 직장은 외식업체 홀 서빙 자리였다. 2년 가까이 다녔지만 앞이 보이지 않았다. 적은 급여와 불확실한 미래는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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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학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남들보다 3년 늦게 2007년 영산대 법률학과를 선택했다. 수능 공부 중 사회탐구영역 법과 사회 과목이 적성과 맞았기 때문이다. 동료들 사이에서 나이 많은 언니, 누나로 통했지만 과 생활은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전공 관련 동아리 회장도 맡았다. 그리고 3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시험공부에 매달렸다.
“따지고 보니 내세울 게 없더라고요.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부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어요. 미래에 대한 절실함으로 끈기 있게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었어요.”
법대 교수진의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강의는 큰 힘이 됐다. 영산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2000년부터 실무 위주의 차별적인 로스쿨 교육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이 가능했던 것은 서울지방법원 부장 판사를 지낸 부구욱 총장의 현장 경험이 뒷받침이 됐다. 부 총장은 국제화 시대의 법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법률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실무를 교육현장에 접목시켰다.
법대생들을 위한 기숙사, 법학전문도서관, 로스쿨 콤플렉스(종합시설), 모의법정 등 인프라도 좋은 편이다. 20명에 달하는 다양한 전공 및 실무 교수들의 밀착 관리와 질 높은 강의도 강점이다. 이 씨는 “짧지만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부분은 꿈과 목표 없이 휩쓸리던 중고교 시절”이라며 “후배들이 본인의 적성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꿈을 위해 도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주어지면 검사가 돼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일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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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