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질문에 답변 않고 넘어가자 美기자들 “겁쟁이” 트위터에 글 올려… 시, 회견 끝무렵에 마지못해 답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처럼 외신기자들 앞에 섰다가 ‘불의의 일격’을 당해 체면이 깎였다. 시 주석은 12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 나섰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The Hill)’에 따르면 당초 시 주석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으려 했으나 미국 측이 장시간 설득한 끝에 회견 시작 몇 시간 전에야 질의응답 시간이 확정됐다. 그 대신 미국과 중국 기자 한 명씩만 질문하는 조건이 붙었다.
첫 발언권을 얻은 뉴욕타임스(NYT) 마크 랜들러 기자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미국이 중국의 굴기(굴起)를 억제하려 하는지를 물었고, 시 주석에게는 중국 내 미국 특파원들의 비자 갱신을 차단한 조치에 대해 질문했다. 답변하기가 거북했던지 시 주석은 아무 말도 없이 다음 질문자로 중국 기자를 지목했다.
미국 기자들이 발끈했다. 폭스뉴스의 에드 헨리 기자는 트위터에 “시 주석은 겁쟁이”라며 “주석님, 왜 겁먹었어요?”라고 썼다. 시 주석이 중국 기자의 질문에 미리 준비한 자료를 읽어 내려가는 식으로 답변해 질의응답을 미리 짜 맞췄다는 의혹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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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