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ML가면 포스팅액 100억원 예상… 그 돈으로 FA 최대어에 베팅 가능 넥센도 강정호 보내고 거액 챙길듯 장원준은 FA라 이적료 못받아
이 자리에는 이례적으로 임원일 SK 대표이사와 민경삼 SK 단장이 참석했다. 구단이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김광현의 이적은 전력 면에서 볼 때 SK에 큰 손실이다. 하지만 SK로선 얻는 것도 적지 않다.
2년 전 이맘때 한화 소속의 류현진은 이 제도를 통해 LA 다저스에 진출했는데 당시 포스팅 금액은 2573만 달러(약 271억 원)나 됐다.
구단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국 구단들의 1년 운영비는 대개 300억∼400억 원이다. 관중 수입과 마케팅 수입 등을 감안하면 순수 적자는 150억 원에서 200억 원 사이다.
류현진을 보내면서 받은 돈이면 1년 적자를 메우고도 남는다. 한화는 이때 비축한 돈으로 2013시즌 후 FA 시장에 나온 정근우와 이용규를 각각 4년간 70억 원과 67억 원에 데려왔다.
김광현에 대한 포스팅 비용은 500만∼1000만 달러(약 53억∼105억 원)로 예상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값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 포스팅 금액이 얼마가 되든 SK는 이 돈을 무척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SK텔레콤으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SK가 돈이 없는 구단은 아니다. 하지만 돈을 벌기는커녕 매년 거액을 쏟아 부어야만 하는 야구단 처지로서는 김광현의 이적료가 구단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구단 재정이 넉넉지 않은 넥센도 7시즌을 뛴 거포 유격수 강정호의 해외 진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국으로 갈 경우엔 포스팅 금액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할 때는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KIA 왼손 에이스 양현종도 해외 진출에 성공한다면 역시 이적료는 구단의 차지다.
반면에 롯데 투수 장원준은 9시즌을 채운 완전한 FA 신분이라 해외 진출을 하더라도 롯데는 이적료를 받을 수 없다. 윤석민이 지난해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계약했지만 원소속 팀 KIA가 한 푼도 받지 못한 것과 같은 이유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