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투아렉 라운지’를 달려보니…
《 투아렉은 폴크스바겐의 티구안과 함께 대표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이다.
티구안이 좀 더 콤팩트한 이미지라면 투아렉은 대형 럭셔리 모델이다. 2002년 폴크스바겐의 첫 SUV로 출시돼 2010년 2세대 투아렉이 출시됐다. 전 세계에서 8만여 대, 국내에서는 2000여 대가 팔렸다. 경쟁모델인 포르셰 카이엔 등 동급 SUV에 비해 비포장도로(오프로드)에서의 성능을 특화됐다. 이런 특성을 강조해 모델명도 용맹하기로 유명한 아프리카 부족 이름에서 따왔다.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투아렉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독일 뮌헨에서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직접 타봤다. 》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내부 인테리어는 조금 아쉬웠다. 여전히 투박하고 필요한 것만 갖춘 느낌이었다. 특히 에어컨 조절부는 옛날 차에서 보던 카세트테이프 오디오를 떠올리게 했다.
시동을 걸고 달리자 디젤 엔진 특유의 여유 있는 힘이 느껴졌다. 이전 모델보다 최고출력이 17마력 높아진 262마력의 힘을 갖췄기 때문. 구부러진 시골 국도를 지나는 데도 쏠림은 크게 느껴지지 않고 하부가 묵직한 느낌이었다. 오르막길도 거침이 없었다.
아우토반을 달릴 차례. 시속 140km를 넘게 달렸지만 엔진회전수(rpm)는 2000을 넘지 않았다. 시속 220km까지도 가속은 부드러웠다. 엔진소리만 약간 커졌을 뿐 차체가 흔들리지는 않았다. 투아렉에는 고속으로 달릴 때 자동으로 차체를 낮춰주는 ‘에어 서스펜션’ 기능이 탑재돼 있다. 브레이크를 약간 급하게 밟았는데도 제동이 편안하게 이뤄졌다.
다른 구간에서는 이번에 새로 적용된 ‘코스팅’ 기능을 시험해봤다. 코스팅은 달리는 도중에 액셀에서 발을 떼더라도 달리던 힘을 이용해 속도가 줄지 않은 채 일정 기간 주행할 수 있도록 해 연료소비효율(연비)을 높이는 기능. 역시 속도가 크게 줄지 않고 그 속도대로 달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먼저 평지에서 70도에 가까운 급경사를 꺾어 내려갈 땐 차가 뒤집히지는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지만 별다른 이상 없이 잘 내려왔다. 다음은 바퀴 4개 중 하나는 닿지 않을 정도로 움푹 파인 코스. 당연히 차체가 휘는 힘을 받는 곳이지만 그 상태에서도 문은 잘 열리고 닫혔다. 차체가 그만큼 튼튼하다는 뜻이다.
역시 오프로드 기능의 강점을 느낄 수 있었지만 폴크스바겐 측은 “국내에 출시되는 모델에서도 적용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프로드 기능에 대한 수요가 아직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 부먼 홍보이사… “축적된 디젤 노하우로 기능 업그레이드”▼
―이번 신형 투아렉이 달라진 점은….
―기능적인 면은 어떤가.
“스톱앤고(차량이 멈췄을 때 자동으로 시동이 꺼졌다가 출발하면 다시 켜지는 기능) 시스템의 반응시간이 더 단축돼 자연스러워졌다. 안전 면에서는 2차 충돌 방지 제동 시스템이 탑재됐는데, 유럽에서 사고 후 2차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14%나 된다. 크루즈 컨트롤에서는 앞 차량 간의 안전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할 뿐만 아니라 자동 제동 기능이 완벽해졌다.”
―SUV도 작은 사이즈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투아렉은 대형 모델이다. 어떤 강점으로 고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유럽이나 한국에서는 대형 SUV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중간 정도 크기다. 폴크스바겐의 전략은 전 세계의 시장에서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SUV를 개발하는 것이다. 투아렉과 티구안 사이에 있는 크기와 티구안보다 작은 크기의 SUV를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뮌헨=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