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시행 초읽기 후강퉁(호股通)이란… 상하이-홍콩거래소간 교차매매 허용 개인을 포함한 모든 투자자에 열려 직접투자 방법… 해외 거래되는 증권사 계좌 만들고 홈-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으로 거래 주의할 점… 거래세 외 22%의 양도소득세 추가 환율 변동에 의한 환차손 유의해야
중국 시장 문 열린다
중국 당국은 이르면 다음 달 13일부터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상장 주식에 대해 서로 직접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호港通) 제도를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후(호)는 상하이, 강(港)은 홍콩을 의미하며 양쪽을 통(通)하게 한다는 뜻이다. 기존에는 허가를 받은 기관투자가만 상대방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매매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별도 조건 없이 개인을 포함한 거의 모든 투자자에게 허용된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은 중국 주식투자 설명회를 여는 등 중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려는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직접투자를 통한 해외 주식투자 분리과세를 노린 개인 거액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본토 주식 직접투자하려면
후강퉁 기회를 이용해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려면 해외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국내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 다만 홍콩거래소 계좌보유자만 중국 본토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에 홍콩 증시와 연동된 국내 증권사 계좌를 보유해야 한다.
현대증권은 22일 해외주식 전용 MTS ‘해외투자+’를 오픈했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주문 및 시세정보 조회가 가능하다. 삼성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중국 A주를 HTS를 통해 거래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편을 준비 중이다. 신한금융투자는 HTS, MTS 개발과 함께 업계 최초로 중국주식편람을 선보일 예정이다.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돼 있는 67개 종목은 두 시장 가격을 비교한 뒤 더 싼 주식에 투자하면 된다. 앞으로 시장이 개방되면 결국 주가가 수렴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홍콩H주보다 저평가된 중국A주 업종으로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주와 음식료 등 필수소비재를 지목했다.
중국 본토인들의 홍콩 투자가 허용되면서 홍콩 증시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증시에서 찾기 어려운 차이나모바일 등 주요 통신기업이나 텐센트 등 인터넷 기업이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천했다.
묻지마 투자 유의해야
중국 펀드를 통한 중국 투자도 장기적으로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이 크게 늘어나면서 중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현상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후강퉁이 시행되면 약 1조3000억 달러(약 1344조 원)의 자금이 중국 본토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중국 증시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유의해야 한다. 중국인 전용 주식으로 분류됐던 A주 개별 종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 주식 매매에는 거래세 외에 양도소득세(주민세 포함 22%)가 추가된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국 펀드 등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낮추고 위안화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