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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9조7000억 써냈다더라” 수그러들지 않는 韓電터 입찰가 루머

입력 | 2014-09-23 03:00:00

삼성전자 “말도 안되는 억측”… 재계 “4조6000억 가량이 맞아”




현대자동차그룹의 품에 안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한국전력 본사 부지 입찰가를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전 부지 입찰보증금으로 현대차그룹이 9999억 원 이상을 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세간에는 삼성전자의 입찰보증금을 둘러싼 추측이 무성했다.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입찰보증금으로 4500억 원 이상을 써냈다는 소문이 돌면서 입찰가가 당초 알려진 4조6000억 원대가 아닌 9조7000억 원대라는 얘기가 급속히 확산됐다.

입찰보증금이 입찰금액의 5%이기 때문에 4500억 원의 20배이면 9조 원 이상이 된다는 것이 추측의 근거.

하지만 한전 관계자는 “입찰보증금은 입찰가액의 ‘5%’가 아니라 ‘5% 이상’ 범위에서 업체가 자유롭게 설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찰가를 역산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입찰 메커니즘에 밝은 업계의 한 관계자도 “이런 경우 입찰가액이 노출되는 것을 막거나 입찰 막바지에 더 많은 돈을 쓸 수도 있다는 변수를 감안해 5%에서 크게 벗어난 금액을 보증금으로 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도 “입찰금액이 9조 원이 넘는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른 억측”이라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워낙 큰 돈에 거래된 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 땅이라 그런지 업계에서 여전히 많은 관심 속에 무성한 소문만 돌고 있는 것 같다”며 “이미 입찰이 모두 끝난 마당에 입찰보증금 규모를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별도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 등에 따르면 삼성은 입찰가로 현대차그룹의 절반 정도인 4조5000억∼4조6000억 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