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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경제]아이폰6에 다시 삼성 부품 쓰는 까닭은?

입력 | 2014-09-12 03:00:00




애플이 9일(현지 시간) 공개한 새 스마트폰 ‘아이폰6’(사진)와 ‘아이폰6 플러스’에 쓰인 부품 상당수가 한국 기업 제품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는 삼성전자,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은 LG이노텍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애플에 약 2년 만에 AP와 D램을 다시 공급한다는 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특허소송 과정에서 ‘삼성 부품 안 쓰기’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직전 모델인 ‘아이폰5’에 들어간 AP는 대만 TSMC, D램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서 주로 공급받았습니다.

이세형·산업부

일각에선 애플과 삼성전자 사이에 본격적인 화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달 두 회사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7’에 적용될 AP 위탁 생산도 삼성전자에 맡길 예정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두 회사 간에 ‘안정적인 부품 확보(애플)’와 ‘시장 확대(삼성전자)’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는 게 더 적합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스마트폰 2종, 스마트워치 34종 등 처음으로 다양한 모델의 제품을 동시에 내놓는 애플 입장에서는 핵심 부품에 대한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공급처 다변화가 꼭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갈등관계지만 제품의 기능 개선을 위해선 애플이 세계 최고 성능을 인정받는 삼성전자 반도체를 쓸 수밖에 없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시장에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논리가 부품 조달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애플 간 ‘미묘한 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입니다.

미묘한 관계는 다른 업체들 사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레노버, 샤오미, ZTE 같은 중국 업체들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 중이지만 이들 업체에 AP와 D램을 팝니다. LG디스플레이는 관계사인 LG전자의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 TV 업체들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첨단화, 다변화, 대량 생산 그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 글로벌 전자업체들 간 미묘한 부품 조달 시스템이 앞으로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세형·산업부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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