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호 설치전 ‘사물의 추이’
신상호의 ‘Whistle blower 1’. 작가가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나무 배 뒤 벽면에 앞으로 기울어져 침몰하는 배 그림을 도자로 제작해 걸었다. 금호미술관 제공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신상호 설치전: 사물의 추이’는 미대 교육의 폐단을 작품과 더불어 적나라한 직언으로 지적한다. 작가 신상호 씨(67)는 홍익대 미대 출신으로 모교의 미대 학장을 지낸 뒤 2005년 퇴임했다. 논의 방식에 대한 호오(好惡)는 갈리겠지만, 못 본 척 외면하는 제 몸의 치부 같은 문제를 전시장에 고스란히 드러낸 시도가 흔해빠져 보이지는 않는다.
작가는 도예를 중심축에 두고 다양한 오브제를 끌어들여 표현과 주제를 확장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 4개 층을 오르며 작가가 수집한 사물이 도자와 결합해 새로운 연상을 도출해내는 추이를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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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은 양상이 다르다. 헝클어져 뒤얽힌 교실 의자 더미, 앞으로 기울어진 커다란 배, 포탄에 여러 차례 뚫려 비틀어진 철판. 재료를 가공한 방법은 아래층과 같지만 전하려는 바는 하나하나 또렷한 문장의 형상을 갖췄다. 관람을 끝낸 관객은 홍대 미대의 문제를 묻는 총동문회 설문지를 받아 든다. 흥미로울 수도 불편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아무 의미 없다고 지나쳐 버리기는 어렵다. 02-720-5114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