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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상복의 여자의 속마음]불륜녀들은 왜 그럴까

입력 | 2014-08-23 03:00:00


유부남이 회사의 싱글 후배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사랑만 있으면 된다는 그녀의 말에 감동을 받았다. “당신 가정부터 챙기세요. 저는 다음 순위로 충분해요.”

그런데 가족과 동행한 휴일의 대형마트에서 그녀와 딱 마주쳤다. 피가 얼어붙는 듯한 충격.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서울 서북부에 사는 그녀가 경기 용인시의 마트에는 왜 나타났단 말인가. “사촌언니 집들이에 왔다”고 했지만 당연히 그럴 리가 없었다.

호기심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짐작해볼 수 있다. 그가 가정에서는 어떻게 지내는지, 아내와 아이는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어 휴일 동선을 파악해 놓았다가 우연을 가장해 마주쳤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확실한 것은 “당신 가정이 첫 번째고, 나는 두 번째로 충분하다”는 원래의 다짐과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는 점이다.

‘외도 좀 해봤다’는 남자들의 경험담 가운데 빠지지 않는 주제가 문자메시지와 전화다. 상대 여성이 시시때때로 연락을 해오는 바람에 난처했던 적이 있다는 것. 하필이면 연휴나 명절, 연말연시에.

소외감 때문이라고 넘겨짚을 수도 있다. 홀로 지내는 스스로가 안쓰러워, 상대 역시 내가 없는데도 잘 지내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텅 빈 마음을 알아주기를 기대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둔감한 남자들이 이 대목에서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당신 가정이 첫 번째’라던 착하고 세심한 그녀가 왜, 가족과 함께 있을 줄 뻔히 알면서 자꾸 전화를 걸어오는 것일까. ‘두 번째로도 충분하다’던 그녀가 왜, 하필 그 시간에 ‘사랑만은 내 것’임을 수많은 문자 교환으로 확인받고 싶은 것일까.

왜 주변에 전부 들릴 정도로 뾰족하고 간드러진 목소리를 내어 아내로 하여금 귀를 쫑긋 세우게 하고, 왜 수십 초마다 메시지를 보내 아내로 하여금 의심 더듬이를 치켜들게 하는 것일까.

그녀는 정말로 그와의 소통만을 원하는 것일까? 아내에게 자기라는 존재를 알리려는 게 아니라?

때로는 그의 옷에 자기만의 향수와 화장품 냄새를 묻혀 놓는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낯선 냄새에 매우 민감하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불륜 남성이 “아내는 모를 것”이라는 불굴의 믿음을 지켜내려 한다.

아내는 모를 수가 없다. 내색을 하지 않는다면, 적당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여건상 참기로 결심한 어떤 아내들은 남편의 속옷까지 칼처럼 다림질해 불륜 여성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알고 있거든. 까불지 마.’

두 여자는 한 남자를 매개 삼아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그리고 신경전의 화살은 최종적으로 남자를 향한다. 진실의 순간은 어떻게든 오고야 마는 것이다.

한상복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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