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는 어제 서울에서 “전쟁에 대한 반성과 과거에 대한 청산 없이는 평화주의를 표방할 수 없다고 판단해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일본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며 고노 담화를 부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한일 정상회담을 정식으로 열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올해 5월에도 방한해 “일본이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이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아베 신조 정부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일본의 과거사 역주행을 보다 못해 90세의 고령에도 한국을 거푸 찾아 아베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일본의 집권 자민당은 그제 고노 담화를 대체하는 담화 발표를 정부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아베 정부는 두 달 전 고노 담화 검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일본 정부와 집권당이 각본을 짜놓고 주고받으며 고노 담화의 무력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자민당 정무조사회는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과 종전 70주년인 내년에 새로운 담화를 발표해야 한다”며 시기까지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