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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 앞둔 조성환, 감동의 손 편지 준비

입력 | 2014-08-23 06:40:00

롯데 조성환. 스포츠동아DB


롯데 ‘영원한 캡틴’ 조성환(38)은 은퇴식을 하루 앞둔 22일 밤, “이제야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은퇴식을 열고 명예롭게 퇴장하는 선수가 극히 드문 세상에서 자기가 물러날 때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그의 현역 생활이 성공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그러나 조성환은 현역 인생 전야(前夜)까지 겸손했고, 팀을 먼저 생각했다. “지금도 은퇴식을 열만한 선수인가라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또 “행여 후배 선수들이 은퇴식을 의식해서 너무 잘하려고 부담을 가질까봐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그저 롯데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 조용한 은퇴식을 바랄 뿐”이다. 롯데의 최근 성적이 너무 안 좋기에 더 조심스런 마음뿐이다.

은퇴 발표 후 조성환은 전력분석원으로 일했다. 그러나 은퇴식을 1주일 앞둔 시점부터 조성환이 부산에 머물도록 배려를 해줬다. 은퇴식을 준비하며 조성환은 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팬들 앞에서 은퇴사를 해야 될 텐데, 뭐라도 적어놓지 않으면 머리가 하얘질까봐 나름 준비를 한 것이다. 사직구장 전광판에 손 편지를 띄워놓고 보고 읽기로 한 것이다.

내용은 23일 은퇴식에서 공개되겠지만 조성환은 이 편지를 아주 오래 전부터 썼다. “지방출장에 가서도 문득 생각이 날 때마다 메모를 했다. 그렇게 편지 내용들을 만들었고, 2~3일 전부터 집중적으로 다듬었다”고 말했다. A4 용지 3장 반 분량의 편지가 그렇게 완성됐다.
 
조성환은 “은퇴식에서 내가 안 울면 두 아들이라도 울도록 안약을 준비할 것”이라고 웃었다. 그러나 당장 은퇴 무대에 서면 마음이 어떨지 전날 밤까지 짐작이 안 간다. 언젠가 오리라곤 생각했던 그 언젠가가 2014년 7월23일이다. 은퇴식에서 조성환이 롯데 팬들에게 전하는 ‘진심’은 역사로 남을 것이다. 조성환은 기록보다 기억으로 남는 선수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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