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7일 일요일 비. 다시 시작. #120 Ed Sheeran ‘Don't’ (2014년)
노래로 얼굴을 압도한 영국 가수 에드 시런.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집 떠나와 열차 타고/훈련소로 가는 날/부모님께 큰절하고…’ 술이 얼근히 오른 30대 초반의 새터민 I가 목청을 뽑았다. “북한에서도 ‘이등병의 편지’, 다들 알아요. 입영열차 기다리는 역전에서 누군가 먼저 기타 퉁기며 시작하면 다들 눈물 흘리며 따라 부르거든요.” 노래는 몇 초 만에 날 십몇 년 전 까까머리로 돌려놨다. 1만 명의 주민과 100명의 관광객이 잠든 이 섬에서 다른 섬으로 난 멀리 날아갔다.
스물세 살짜리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의 2집 ‘X’가 UK 앨범 차트 7주째 계속 1위다. 발매 첫 주엔 미국(빌보드)과 영국(UK) 차트 양쪽 모두에서 정상에 올랐는데, 영국 남성 솔로 가수가 대서양 양편을 동시에 석권한 건 20년 전 에릭 클랩턴 이후 처음이다. 시런은 3년 전 아델의 ‘21’이 세운 UK 앨범차트 11주 연속 1위 기록을 뒤쫓고 있다.
광고 로드중
시런의 ‘돈트’ 뮤직비디오는 파쿠르(도시 공간을 예술적인 동작으로 질주하는 스포츠)와 비보잉, 현대 무용을 섞은 남성 댄서의 춤이 돋보인다. 요즘 인기 끈 호주 싱어송라이터 시아의 ‘샹들리에’ 뮤직비디오와 비교해 봐도 좋다. 댄서와 노래가 대단한 시너지를 내는 작품들이다.
어젯밤 서울로 돌아와 시런을 또 들었다. 20대 까까머리 시절은 시런 나이쯤 해서 끝이 났다. ‘X’의 피날레는 시런이 부른 영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와 ‘안녕, 헤이즐’의 주제곡.
‘이제 다시 시작이다/젊은 날의 꿈이여…’ 청춘은 안 끝났다. 원정은 계속된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