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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론소 마블 편집장 “한국 웹툰의 다양성, 슈퍼히어로도 깜짝 놀라”

입력 | 2014-08-15 03:00:00

알론소 마블 편집장, 부천국제만화축제 참석차 방한




액설 알론소 마블코믹스 편집장은 “최근 미스 마블이라는 새 캐릭터를 만들었다. 파키스탄 출신의 이슬람교도 소녀를 슈퍼히어로로 내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국제만화축제사무국 제공

‘현재 전 세계 대중문화를 누가 주도하느냐’를 묻는다면 적어도 ‘마블’이란 단어가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 어벤저스…. 마블코믹스가 탄생시킨 대중문화 속 영웅들은 만화책은 물론이고 TV 프로그램과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마블 성공의 중심에는 액설 알론소 편집장(50)이 있다. 스파이더맨, 엑스맨 시리즈의 편집자로 유명한 그가 13일 개막한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알론소 편집장을 14일 경기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만나 마블의 성공 원인부터 물었다.

“마블의 영웅은 단순한 슈퍼히어로가 아닙니다. 캐릭터를 만들 때 90%는 영웅이지만 10%는 소시민적 성향을 넣습니다. 그래야 슈퍼히어로에게도 진정성이 생기고 독자도 좋아합니다. 현실을 살고 있는 독자가 공감하지 못할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철칙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블 영웅은 성격이 급하고 약점도 많죠. 하하!”

같은 맥락에서 마블코믹스는 편집자를 고용할 때 만화만을 많이 본 사람은 배제한다고 한다. 폭넓게 책을 읽고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을 기용해 삶의 깊이를 캐릭터에 부여한다는 것. 알론소 편집장은 1993년 슈퍼맨, 배트맨을 보유한 DC코믹스에 입사했다가 2000년 마블로 옮겼다. 당시 마블코믹스는 파산 상태였다.

“마블에 영광만 있는 것은 아니었죠. 1990년대는 위기였습니다. 당시 우리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은 다양성이 부족했죠. 그래서 2000년대 들어 슈퍼히어로를 차별화하려고 노력한 겁니다. 사람들은 인간적인 단점에 더 애정을 쏟는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영웅의 성격 장애, 약점을 보면서 독자는 공감하게 되죠.”

그는 “그래서 편집장으로서는 시대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시대 상황과 사회 문제를 만화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안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지금은 블랙 위도, 미스 마블 등 10개의 여성 슈퍼히어로가 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한 명밖에 없었어요. 여성 독자층을 잠재력으로 본 거죠. 마블판 웹툰도 준비 중이에요.”

알론소 편집장은 한국 만화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 웹툰을 보면 소재가 정말 다양합니다. 마블은 슈퍼히어로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의 인생은 영웅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인생의 단면, 일상이 잘 녹여진 한국 만화를 보면 놀랄 때가 많아요. 형민우 작가의 ‘프리스트’, ‘미생’의 윤태호 작가를 좋아합니다. 지금 마블과 함께 협업할 한국 작가를 찾고 있습니다. 한국 만화 특유의 일상적 이야기나 남북한 소재도 전 세계적으로 통할 콘텐츠가 될 겁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손가인 인턴기자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