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회장실이 폐지되고 지난달 영입된 허인철 부회장(사진)이 그룹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오리온그룹은 책임경영 체제를 구현하기 위해 계열사를 총지휘하던 회장실을 폐지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7일 발표했다.
그룹 관계자는 “조직개편은 회장단 회의에서 결정한 사안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해외법인과 각 계열사의 역할 및 책임소재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그룹 회장실은 담철곤 회장이 300억 원대의 횡령 혐의에 대한 재판(2012년 1월 열린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직후인 2012년 중순 출범했다.
‘오너 리스크’를 관리하는 중책을 맡았던 회장실은 담 회장이 지난해 11월 ㈜오리온 대표이사와 등기임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해체가 예견돼 왔다. 당시 담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부회장도 등기임원 직을 사임했다.
그룹 관계자는 “담 회장과 이 부회장, 허인철 부회장의 삼각편대로 그룹이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번 개편으로 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한발 더 뒤로 물러나고 허 부회장이 사실상 총괄부회장으로 그룹 경영을 챙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과 이마트 영업총괄부문 대표를 거쳐 지난달 오리온으로 자리를 옮긴 허 부회장의 첫 작품이 회장실 해체라는 점도 주목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