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국제부장
이번 중남미 순방 때 아베 총리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중국의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동·남중국해의 영유권 주장에 대응하는 기조라고 일본 교도통신은 한발 앞서 전한다. 성명 초안은 남중국해 갈등이 무력이나 협박이 아니라 국제법에 따라 평화롭게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담았다고 한다. 두 정상은 공공(公空)과 공해(公海)에서의 자유롭고 안전한 운항과 항해도 강조할 예정이다.
교도통신 보도대로라면 호세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손잡고 중국에 맞서는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과 일본의 중국 포위 전략에 동참한다는 해석까지 가능하다. ‘국제법 준수’와 ‘현상 변경 불가’는 미국과 일본이 주문처럼 외는 중국 대응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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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아베 총리가 가장 바라는 목표 중 하나다. 유엔 분담금 규모로 보나 그동안 평화유지군 기여 몫으로 보면 당연직이라고 주장할 만하다. 일본은 2010년까지 10번이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독일과 함께 최다선 비상임이사국이다. 한 번 더 비상임이사국으로 뽑히기 위해 애쓰지만 속내는 ‘비’자를 떼고 싶은 게 분명하다.
아베 총리는 호세프 대통령에게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11개국으로 늘리는 방안에 연대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시 주석도, 아베 총리도 안보리 진입의 지원군으로 나서겠다니 호세프 대통령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일본 브라질 독일 인도는 안보리에 함께 들어가자는 ‘G4’로 보조를 맞춰온 지 오래다. 각자의 목표를 위해 적의 파트너에게 손을 내밀고 이 파트너는 내민 손을 덥석 잡는 구도가 짜여가고 있다. G4의 반대편에는 ‘컨센서스를 위한 동맹(UfC)’이 있다. 상임이사국 대신 비상임이사국을 늘리자는 12개국 모임이다. 한국도 가세한 이 그룹에서는 G4의 인근 국가들이 힘을 키우고 있다. 브라질에 맞서는 아르헨티나, 독일이 못마땅한 이탈리아, 인도와 앙숙인 파키스탄 등이 대표적이다. 근린 국가를 배려하지 않으면 G4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입은 공염불로 끝날 수 있다. 유엔 총회 문턱은 물론이고 기존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을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진 국제부장 leej@donga.com